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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의 소환술사 -57화- 죽음을 생각한다. 본문

번역(중지)/상어의 소환술사

상어의 소환술사 -57화- 죽음을 생각한다.

메루루인 2018. 6. 8. 01:16

-57화- 죽음을 생각한다.

빛이 사라지고, 원래의 어둑한 지하공동이 나타났다. 그리드·타나토스의 모습을 찾는다. 빛의 상어에게 날아간 것인지, 그녀는 벽에 쳐박혀 있었다. 스륵하고 떨어지자 그 뒤에는 온통 검붉은 핏자국이 맺힌다.

-결착이다.

결과만 보면 나의 승리. 위험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넘길 수 있었다. 이 승리와 생환은 기쁜것일 터. 하지만 조금도 기쁘지 않은건 왜 인걸까.

생각할 것도 없다. 밉지 않은 상대를 다치게 했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정의 행세를 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죽일 있는 상대는 고르고 싶다. 이 감상을 사악하다고 부르고 싶다면 부르도록 해라. 선택해 죽이는 것도 내 방식이라서 말이지.

나로서도 비뚤어졌다고 생각한다. 분에 넘치는 힘을 손에 넣은 인간의 전형이다. 최종적으로 파멸을 면할 수 없다고 해도, 가능한 발버둥 쳐 결말을 늦추게 해줘.

치명상을 받고, 소멸을 기다릴 뿐의 타나토스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주변 광경, 세계 그자체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모래시계의 남은 시간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일까.

「...마스터,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이것은 나의...우리들의 잘못이니까요. 당신을 끌어들이고, 그 손을 더럽히게 하고 말았다...」

미안해,라고 그리드는 사과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야말로 잘못 된 것이다. 환경에 떠밀렸다고는 해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자신 이외의 아무도 아니다. 그것을 어쩔수 없다고 위로 받는 건 솔직히 곤란하다.

상냥한 거짓말이나 걱정은, 때로는 역효과가 되는 경우도 있지. 인간은 전혀 구제할 길 없는 생물이다.

「사과하지마 그리드. 이것은 우리들의 잘못이다. 나와 너아, 그리드·타나토스의. 서로 죽이려고 했던 거야, 자기 자신의 살의로 말이지. 그곳에서 벗어나면 안되.」

「...네.미안,해요.」

갸냘프고 스러질 것 같은 그리드의 목소리. 마음이 약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지내갈까. 그럴 권리는 받아 냈으니 말이지.

타나토스의 옆까지 왔을때에는, 벌써 소멸이 시작되고 있었다. 온몸에서 검은 입자를 흩날리고, 천천히 사라져 간다. 이게 그리모아의 죽음, 인가. 적어도 죽어가는 타나토스의 모습을 눈에 새겨두자. 다리를 굽히고, 근처에 주저앉는다.

세계는 조용히 무너져 간다. 여기에 있던 다른 모험자들은 어떻게 될까. 세계와 함께 소멸할까, 그렇지 않으면 변함없이 있을까.

인저리 타임이 되어 여유가 생겨, 타인에 대한걸 생각할수 있게 되었다. 뭐 그들의 장래를 걱정해도 어쩔수 없지만 말이지. 성불해줘, 라고 함께 합장을 하며 빌 뿐이다. 라며.

「....손,을.....」

숨이 끊어질 듯이 타나토스가 떨리는 손을 뻗어 왔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흰 피부는, 피에 더러워져 먼지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 손을 잡았다. 섬뜩하게 차가운 감촉이 손에 전해진다. 체온이 낮다는 것이 아니라, 얼어버린 몸에 닿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뭔가를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없이 양손으로 포개고 있었다.

「...따뜻하네.」

열은 뜨거운 것에서 차가운 것으로 옮겨 간다. 그것을 열량의 강탈이라고 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열을 가진 것은 열을 갖지 못한 것에 빼앗긴다. 그런거다.

그럼 이것은? 지금 손과 손을 모아 피부를 거듭할 줄이야(역:???) 차가워지고 있는 것, 얼어 있는 녀석이 있다면 따뜻하게 해주지. 왜냐하면 추운것은 괴로우니까 말이지. 기왕이면 따뜻한 편이 좋겠지. 그런식을 생각하는 것은 오만인가? 열을 주겠다는 것은 교만인가?

그렇다면 그걸로 됐어. 내가 그렇게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러니까 한다.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다. 체온과 함께 미약한 생명력이 타나토스에게 쏟아진다. 그러니까 이렇다 할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위안이 되기를 간절히 생각한다,

죽어가는 것에게 평온함을. 이것은 분명, 내 안에 있는 자기 자신에게의 소망이다. 적어도 지금 임종을 더럽히는 짓은 하지 않겠네.

갑자기 타나토스의 손으로부터 힘이 빠졌다. 잡아놨던 마지막 실이 끊긴 건가. 지금 확실히 소멸하려고 하기 직전, 타나토스가 실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었다.

무엇을 말해야 할까. 뭔가 말해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서는 안되는 걸까. 대답 따위는 알수 있을 리가 없다. 원래 없는 것은 찾아볼수 없으니까. 중요한건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이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Shall we dance?」

머리에 떠오른 말을 그대로 전한다. 이건 뭐였지. 분명히 춤추지 않겠습니까 같은 의미였을텐데. 타나토스가 혼자서 춤추는 것을 보고 영향을 받은걸지도 모르겠네. 내말이 닿았을지 어떨지. 타나토스는 문득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예. 물론. 혼자서 춤추는 것은 외로웠으니까.」

그렇게 말을 남기고, 그리드·타나토스는 소멸했다.

출처
http://ncode.syosetu.com/n5198dj/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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