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연재중)/암살자 소년

암살자 소년 -92화- 잠자는 용희

메루루인 2018. 3. 29. 13:19
제92화 잠자는 용희



 긴 이야기에 지루해진 헤르메스는, 시엘과 함께 린네가 이야기를 끝마칠 때까지 놀기로 했다.
 린네와 헤르메스의 어머니인 유리나는 마주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우리들은 적용왕에게 볼일이 있어서 왔어."
"어머나, 적룡왕님과요? 틀림없이, 저희 인어족이나 반어인족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무튼, 적용왕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중개를 부탁하고 싶은데 인어족과 반어인족이라면 적용왕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높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야. 헤르메스의 부모가 높으신 분들이었다는 건 우연이었지만."
"그렇군요……"


 린네는 적용왕과 면회를 하는 것을 부탁했다. 만약, 적용왕과 만나기 위해서 호수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호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귀찮다.
 그래서, 린네는 인어족이나 반어인족에게 부탁해서, 뭍으로 부르는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해요."
"왜?"
"아―, 확실히 불가능하겠지."


 유리나의 말에 바즈가 동의했다. 바즈의 말투는, 마치 린네 일행이 인간이어서 만날 수 없다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 만날 수 없다는 듯이 들렸다.


"…………지금 여기에 없어서 그래?"


 린네가 생각해낸 원인은 그것이었다. 적용왕은 호수를 세력권으로 삼고 있지만, 나올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지금은 이 호수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에요. 적용왕님은, 이 호수에 있어요."
"그럼, 왜, 만날 수 없는 거야?"


 이 호수에 있으면, 만날 수 있지 않냐며 불평하려고 했지만, 바즈가 한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적용왕님은 자고 있다. 일년 전부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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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호수 바닥에는 건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신을 닮았다. 그 안에는 큰 하늘색 수정이 한 개 놓여있었고, 그 수정 안에는, 1명의 여성이 자고 있었다.


 그 여성은 인간은 아니고, 몸에는 비늘이 붙어있었고, 이마에는 다홍색의 보석이 있다. 종족으로 말하면, 용인족으로 보이지만, 그녀의 정체는 용인족이 아닌 성수, 적용왕이다…………


"적용왕님은, 일년 전부터 수정 안에서 자고 있습니다. 예전에 적용왕님을 깨우려고 시도했던 한 반어인족이 있었습니다만…………"
"건드린 순간, 증발해버렸습니다"

 하늘색 수정을 건드린 반어인은, 뼈도 남기지 않고 증발해서, 죽었던 것이다. 그 사건 이후 수정을 만지지 못하도록, 엄중히 경계하고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몰라?"
"아직 밝혀진 바가 없어."
"인간이나 엘프가 한 짓임이 분명해!"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시나가 소리를 높였다.


"저런, 봉인 같은 마법은 인간이나 엘프가 저지른 짓이겠죠! 마족이 저 정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과연, 그래서, 너는 인간이나 엘프를 싫어하고 있는 거구나"
" 나는 적용왕님이 도움을 받았었어. 그런데, 저런 짓을 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
"시나, 침착하세요. 아직 어린 아이인 린네에게 소리질러서 어쩌자는 거죠. 그건 그저 화풀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


 유리나에 그런 말을 듣고는, 시나는 입을 다문다. 린네는 헤르메스 같은 어린 아이고, 자신의 행위가 단순한 화풀이였다는 것을 자각하고는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우리 시나가 폐를 끼쳤네."
"별로 신경쓰지 않아. 아직도 하늘색 수정 안에서 잠들어있는 거야?"
"네."

 린네는 의문이 생겼다. 수정이라면, 적용왕은 수정을 사용해서 싸운다고 가고일에게 들었었다. 수정을 조종하는 적용왕이 수정에 봉인되었다.


(설마, 봉인된 것은 일부러? 그게 아니라면…………)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 시나가 말한 대로 인간이나 엘프에게 봉인됐을 가능성도 있지.


"인간이나 엘프가 했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어떻게 호수 바닥에 도달할 수 있었지? 나라면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방식을 사용해서 도달할 수 있지만……"
"이 곳에는, 산소를 내뿜는 조개가 있습니다. 그것을 사용하면, 인간이나 엘프라도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개가 있다고?"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이거야."


 바즈가 가지고 있던 봉투에서 꺼낸 것은, 언뜻 보면 앵무조개처럼 보이지만, 조개껍데기 한 면에는 가느다란 통이 한 개 있었다. 그것이 빨대 같다고 생각한 린네였다.


"이걸로 인간이나 엘프가 호수바닥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왜, 마족의 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마족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 테미아가 말한 대로 , 마족이 범인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 그런데도, 마족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음, 적용왕님은 성스러운 존재야. 마족의 봉인은 효과가 없어요."
"…………? 르페아. 너는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어?"
"확실히, 성수는 성스러운 가호를 가지고 있는 마물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만, 그것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르페아도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것 정도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가호의 효과인가……? )


 가호에 의한 효과로, 어둠속성의 봉인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어쨌든, 가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안내를 부탁하기로 했다.


"흠, 날뛰지 않는다고 약속 하면, 데려가도 되는데……"
"위험합니다!"
"나는 찬성이야.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바즈까지!"


 두 명의 설득에 의해, 시나는 마지못해 유리나의 말에 따르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린네 일행은 호수 안에서 자고 있는 적용왕에게 향하게 되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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