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소년 -74화- 함정
기진맥진한 모험가에게서 보고를 받아 곧바로 편성을 실시하게 됐다.
우선, 에이지와 케이지는 결정사항이고…………,
"파티 멤버를 데려가자"
"그래. 그쪽이 서로 협동하기도 쉬울 테니"
에이지의 파티 멤버, 키이치와 아야, 하루미.
케이지의 파티 멤버, 유미와 사오.
다른 클래스메이트 10명을 더 선발하고, 게일 대장이 인솔하는 병사들을 데려가기로 한다.
"여기는 에이지가 지시를 내리는게 좋겠지?"
"확실히. 마인도 귀찮긴 하지만 민중들에게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니까"
"용사가 인솔하는 동료라는 거군!"
케이지들 쪽이 레벨은 높지만 이곳은 에이지를 리더로 해서 지시를 맡기기로 했다. 민중들은 용사가 지시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테니.
"좋아, 알았어. 모두, 던전 앞에 나타난 마인의 토벌을 위해 출발하자!!"
구령은 단순하지만 모두 에이지의 소리에 응해 함성을 질렀다.
"나자드 부대장, 이곳의 방어는 맡기지"
"맡겨만 주십쇼!!"
게일 대장도 준비를 끝내고 에이지들과 합류한다.
"에이지는 다수의 병사들은 지휘한 경험이 없을 테니, 병사들의 지휘는 내가 맡아도 괜찮겠지?"
"네. 오히려 저야 다행이죠"
모험가는 마인을 1명 밖에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혹시 더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 인원수로 가게 됐다. 에이지는 지휘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에이지가 지휘하는 것은 클래스메이트들 뿐이며, 병사들은 게일 대장이 지휘하게 됐다.
소환자는 17명, 병사는 게일 대장을 포함해 80명. 약 100명 가량 되는 전력이 던전 앞에 나타났다는 마인을 토벌하게 됐다.
여기에서 던전까지 30분은 걸리지만, 언제나 던전에 가고 있는 사람으로선 그리 멀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던전 앞에 도착한 에이지들이었지만, 지독한 참상에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생존자는……없는가"
"젠장! 늦은 건가……"
알리러 왔던 모험가의 동료를 살릴 수 없었던 것에 분함을 감추지 못한다. 시체가 토막나 이곳저곳에 흩어진 자, 숯덩이가 되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자 등등 여러 시체가 구르는 한복판에서 모두는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이러한 참상을 일으킨 자가 근처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답이었다.
"……아, 저깄다!"
클래스메이트 중 한 사람이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 끝에는 사람의 형태를 한 무언가가 있었다. 공중에 뜬 채 등에 달린 날개를 파닥거리는 무언가.
"……마인이 아니라, 조류 수인?"
에이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에이지가 말한 그대로, 그 모습은 마인이 아닌 새의 수인이었다.
"……너는?"
"흥, 왜 내가 이런 역할을……중얼중얼……"
에이지가 말을 걸어보지만 들리지 않는 듯, 이곳에 없는 누군가에게 불평만을 말하고 있었다.
"야! 무시하지 말라고!!"
"쯧, 시끄럽게……"
케이지가 분노하여 소리를 높인 덕에, 간신히 여기에 시선이 돌려졌다. 새 수인의 시선에는 모멸의 감정마저 섞인 것이 언뜻 보였다.
"나는 일종의 미끼역이라고? 인간 정도로 나한테 이길 수 있을리 없지만……"
"잠깐……, 설마 마인은……"
"흥, 참고로 난 아냐. 너희들이 말하는 마인은 내 동료야"
"뭐?!"
새 수인이 마인의 동료라는 것을 알자마자, 전원이 무기를 뽑아 쥔다.
"마인의 동료, 미끼역……설마?!"
"게일 씨?"
"젠장! 저 녀석은 분명히 미끼역이라고 했었지. 즉, 마인은……"
"……설마, 마을에?!"
"흥, 내 일이 너희들의 앞길을 막는 거라니, 마음에 안 들지만……"
날개를 크게 펼쳐 위협하는 새의 수인.
"나는 제로크아 님의 제3부하, 롤로이. 너희들을 마을로 돌려보내지 않겠어. 아니면, 죽던가"
미끼역이라고 자청한 새의 수인, 롤로이는 바람을 일으켜 전원을 바람의 결계 속에 가뒀다. 이로 인해 에이지들은 바람의 칼날이
날뛰는 결계에 막혀 마을로 돌아갈 수 없다. 무리하게 빠져나가려고 한다면 바람의 칼날에 몸이 갈기갈기 찢길 것이다. 즉, 함정에
끌어들여졌다는 것이다.
"이곳을 나가기 위해선 쓰러뜨려야만 하는 것인가……"
"야, 한꺼번에 덤벼서 끝내면 돼. 그리고 마을로 빨리 돌아가는 거야"
"그, 그렇지. 그렇네"
이곳엔 최고 전력인 파티도 있으며, 병사도 포함하면 약 100명이나 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이 수로 밀어붙인다면 순식간에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모두! 케이지가 말한 대로 전원이 달려들면 빠르게 쓰러뜨릴 수 있다!"
"한낱 유인원 따위가, 이 나한테 이긴다고? 웃기는 것도 적당히 하지 그래?!"
롤로이는 공중에 뜨며 지상을 향해 바람의 칼날을 내쏘았지만, 클래스메이트의 모두가 방어의 마법을 이용해 칼날을 막는다.
"빨리 퇴장하고 사라져라!"
"흥, 맞을까보냐!"
케이지가 크게 점프하여 쌍검을 휘두르지만 날개를 펼쳐 공중으로 피한다. 공중전에선 새의 수인인 롤로이에게 대적할 수 없다.
"엄청 빠르잖아?!"
"민첩은 저쪽이 위군. 시간을 벌기 위해서 쭉 공중에 있을 생각인가"
게일은 롤로이의 싸움 방식을 분석하고 있다. 알 수 있는 사실은, 롤로이는 정면에서 싸울 생각 없이 시간 벌기만 한다는 것.
"아마도, 빠르게 끝내는 건 무리일 것 같군……"
"윽, 그렇게 되면……"
"그렇지. 마을이 쑥대밭이 될 것이다. 마을에도 남아 있는 병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의 실력과 손패는 미지수이다"
마인 혼자 마을을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므로, 다른 동료가 또 있다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모두가 바람의 결계에 갇힌 뒤, 티메네스국의 중심에 있는 왕성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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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은 현재, 매우 당황했다. 왜냐하면…………,
"무, 무슨?! 대량의 마물과 그것을 지휘하는 마인의 모습이 보인다고…………?!"
에이지들이 출발한 뒤, 퍼레이드를 중지하고서 30분 정도 지났을 때, 밖을 경비하던 병사가 당황한 상태로 이쪽을 향해 달려온 것이 시작이었다.
던전 근처에서 모래 먼지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아 대량의 마물이 이쪽을 향한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나라에 남은 소환자, 병사들이 몹시 당황한 채 편성을 짜고 있다.
소환자 중에서는 비전투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는 데다가, 싸우고 싶지 않은 자들을 제외하면 싸울 수 있는 것은 11명 밖에 없다.
병사는 1만 단위로 있지만, 마인이 지휘를 한다면 상당히 귀찮은 사태가 된다.
"……던전을 향한 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방어에 집중하는 게 좋겠군……나자드 부대장, 그리 전해주게!"
"네!"
문을 닫고, 문 근처에 있는 요새에 병사들을 모아 원거리에서 공격해 던전에 간 자들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던전에 간 자들이 이곳의 상황을 깨달은 즉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며………….
"확인했습니다! 마물은 약 5000체, 마인은 1체입니다! 앞으로 10분 후에 문에 도착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척후에 보낸 병사로부터 보고를 듣는다.
"10분인가……. 마물이 문에 도달하기 전에 던전에 향한 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여 백성의
생명을 지켜내라. 마물을 안에 들이지 않도록 경계해라. 그리고, 죽지 말게…………라고, 소환자들에게도 전해두게"
"네!"
보고를 하러 와 준 척후의 병사에게 전언을 부탁한다. 본래라면, 소환자에게 싸울 의무는 없다. 호의로 싸워주는 것에 지나지 않기에………….
"나 자신이 싸울 수 없다는 게 이리도 분하다니. 이런 후회를 할 정도라면, 평소에도 단련해두는 게 좋았을 것을……"
혼자만 남은 방에서, 그런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퍼질 뿐이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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