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이웃용 번역(연재중)/꽝용사 마법도 스킬도 없는 하드모드였다.

꽝용사 마법도 스킬도 없는 하드모드였다. -1화- 꽝용사(개고판)

메루루인 2018. 6. 18. 21:30

"잘 와 주셨습니다 【용사님들】!"



그림으로 그린 듯한 어전, 그야말로 이미지 그대로의 붉은 융단.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은 왕좌에 앉아 있는 것이 여자아이.

그리고 조금 두근대고 있는 나.



"저는 왕녀 '아이리스'라고 합니다. 21명의 【용사님들】이시여, 부디 이 세계를 구해 주세요"


--어? 이런 때 고정적인 캐릭터는, 보통 왕관을 쓴 백발의 임금님이 아닌가? 갑자기 왕녀님?


"왕과 왕비는……용사 소환의 의식에 의해, 그 생명을 촉매로 하였기에 이미 이 세상에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임시로, 내가 이 아르트갈 왕국의 왕위를 잇고 있습니다"



15세 정도의 금발로 푸른 눈을 가진 여자아이가, 흰색의 느낌을 강조한 의장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서, 붉게 부은 눈으로 다부지게 말하기 시작했다.
왕녀의 이야기는 그 장소의 분위기와 함께 어우러져, 마음에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왕녀는 용사들에게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용사 소환은, 촉매로 왕가의 혈족이 필요하다..
촉매의 인원 수에 의해서, 소환되는 용사의 인원 수가 증가하게 된다는 모양. (이번은 3명이 촉매가 되었다고 했다.)
즉 남는 왕가의 혈족은, 왕녀뿐이라는 말이었다.
그녀는 약 3년 후에 【발생】할 예정인 마왕을 쓰러트려 주길 요청했다.
그야말로 약속이라고 할 정도의 전개, 하지만 조금 의외였던 것이 있다면.
이번 소환이, 13회째의 용사 소환이었단 것이었다.

"약 100년 주기로 마왕이 【발생】합니다. 그 때문에, 왕국에서는 소환한 용사님을 지원하는 정책이 정식적으로 세워진 상태입니다. 부디……부디 힘을 빌려 주세요"
"잠깐 기다려 줘!"

처음은 누구라도, 왕과 왕비가 '촉매(제물)'가 되었다는, 무거운 이야기 흐름에 별 말 없이 따라가고 있었지만, 동급생인 《용사》들 중에서, 이윽고 이 갑작스런 사건에 가만있을 수 없게 된 녀석이 나타났다.

"그 쪽의 사정은 알겠습니다만, 갑자기 이렇게 불려와도 곤란할 뿐입니다! 가능하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까요?"

--에? 사정을 이해한 건가.
어찌 보면 굉장한 넓이를 가진 이해심이로군……


이 장소에서 어떤 혼란도 없이, 높은 대응력을 보이는 나의 클래스메이트, 야소가미 하루키를, 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야소가미 하루키는, 겁내지 않고 왕녀에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 그렇다 하더라도 이 세계가 위기라면, 나로 괜찮다면 용사(…)로서 돕겠습니다!"

--굉장하다!
학교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뜨거운 녀석이지만,
설마 용사도 그렇게 선뜻 맡아 버리는 건가!


"그러니까, 나머지 모두는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 주실 수 없을까요?"

야소가미는, 교환 조건이라는 느낌의 제안을 냈다. 하지만, 왕녀 아이리스는 비통한 표정으로 그에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우리들은, 원래의 세계로 용사님을 돌려 보내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어서, 그 질문이 나온다는 것을 이미 상정한 것마냥 이야기를 계속했다.

"--허나, 과거의 전설을 따르면, 마왕을 쓰러트리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게이트가 출현한다는 모양입니다"

그 이후, 13회나 용사 소환한 경력에 걸맞게, 이쪽의 항의나 질문에 간결하게 돌아오는 대답.
 
"게이트는 정말로 출현하는 건가?"
 a. 전설이기에 진위는 모른다.
"전회 용사는 돌아갈 수 있었는가?"
 a. 아무도 돌아가지 않고 이 세계에 남았다.
"마왕은 굉장히 강한 것인가?"
 a. Lv120 정도였습니다 (레벨?)
"왜 3년 후라고 정확히 아는 것인가?"
 a. 마력 관측과 과거의 사료를 통해.
"그 근거는?"
 a. 옛 사료로 판단했다.
"이런 일은 횡포다! 돌려 보내라!"
 a. 정말로 죄송합니다.
 "왕녀님에게 남자친구는 있습니까?"
 a. 현재 없습니다
 
왕녀는 질문의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듯이,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 정도로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질답 메뉴얼 따위가 있는 거겠지……허세로 13회 소환한 것이 아니란 건가.


그리고 위 질문들에 이어서―-.
"저기, '용사 지원 정책'이라 함은 어떠한 것입니까?"
곧게, 청초한 행동으로, 한 여자아이가 손을 들고서 질문했다.

--오!? 물어 보아야 할 부분을 제대로 질문하는구나,
역시 우등생 하즈키 유카.


손을 들어 질문한 하즈키 유카는, 그대로 말을 계속했다.
"우리들은, 여기서 3년간 생활하게 되는 거죠? 솔직히 불안해서……"

--어이,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두근두근 하다는 표정인데 너말야?


하즈키의 그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왕녀의 옆에서 서있던 남자가 입을 열고서 대답했다.
"그 '용사 지원 정책' 담당이자, 이 나라의 재상으로서 종사하고 있는 내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이는 60대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 조금 눈에 띄는 고압적인 느낌의 남자가, 용사 지원 정책의 설명을 시작했다.

"나의 이름은 '김르'라 불러 주세요. 그리고 '용사 지원'의 건 말입니다만……"

"그 정책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그가 말한 세부내용을 요약하면.
용사 21명 전원에게, 평등한 장비를 건네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각자에게 적정한 장비를 건네준다는 모양. 그리고…….

"우선 용사님, '스테이터스 플레이트'를 꺼내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오? 뭔가 두근두근한 전개가 왔다.
솔직히, 이세계에서 용사는 고등학생의 꿈이라 할 수 있단 말이지,


"오른쪽 손바닥에 판이 나타나는 이미지를 의식해 주세요"

--에? 그렇게 간단하게……
나왔다! 나왔다 나왔다! 푸른 반투명 판이 나왔다! 진짜로 나왔다!


용사들 전원이 놀람과 흥분을 표출하면서, 세로 30센치, 가로 20cm 정도인 푸른 반투명 판, 《스테이터스 플레이트》를 출현시켰다.

"스테이터스를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레벨의 확인과 직업란의 확인을"
용사들은 스테이터스 플레이트에 눈을 떨어뜨리고서, 다시금 일제히 놀람과 감동을 혼합한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나만 빼고.

--어, 어라? 어라??
직업란에【용샤(ゆうしゃ)】라고만 쓰여 있고,
레벨이라는 항목이 보이질 않는데……?


"그럼 다음에, STR 등의 수치도 확인해 주세요. 일반적의 평균으로는, 레벨 1이라면 높아도 5 정도입니다"

또다시 용사들에게서, 각각 환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만 빼고.
"아싸! 평균 10은 다 넘었는데!"
"아! 나는 【INT】가 15나 있어!!"
"……것보다, 5 이하가 있는 거냐?"
"응, 이건 용사 보정인 걸까……불타오르네"

단발 자식에게 아픈 트윈테일의 여자, 그리고 칠 삼의 남자에게 팟튼 기색의 앞머리녀가 자랑스럽게 소리를 질러 마지막에 제일 키가 큰 남자가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헷, 나는 【STR】20 이라고! 그렇담 내가 TOP이려나~?"
과장하면서 자신의 스테이터스 수치를 어필하며, 다른 용사들의 스테이터스 플레이트를 엿보려 하는 녀석이 있었다.

--저 녀석도 있는 것인가. 내 입장에선 싫은 녀석이란 말이지, 저 '아라키 토우고'는.
그나저나……【STR】따위의 근사한 문자가 없는데요?! 나의 스테이터스 플레이트!

【힘의 강함】4 【민첩함】 6【몸의 단단함】 5
 
--뭐랄까 3개 밖에 항목이 없습니다만!
다른 애들은 7개 있는 모양인데, 게다가 영어로!
어떻게 된 거지……어라아?
 

내가 자신의 스테이터스 플레이트에 불안을 느끼고 있자니, 옆에 있는 녀석이 가볍게 소리질렀다.
"하핫, 나의 스테이터스는 이런 느낌이려나"

【레벨】1 【STR】17 【DEX】15 【VIT】18【AGI】12 【INT】15 【MND】17 【CHR】21
 
"""""오오오오오오오―!!"""""

주위의 용사들과 다른 가신들이 일제히 놀라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제길! 뭐냐고 이거,
훈남인 데다가 스테이터스까지 훈남이라는 느낌인가, '시이나 아키토'는.


고조되는 열기에, 처음은 조용했던 가신이나 병사들도, 지금은 소리높여 용사들을 칭찬하고 있었다.

--응?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니 상당히 사람이 많은데.
게다가 쓸데없이 옷차림이 좋은 사람들 뿐……. 귀족같은 사람들인 건가?


내가 주위를 둘러보던 때, 김르 재상은 계속해서 스테이터스 플레이트를 설명했다.

"다음은 '이익 무기(得意武器)'의 확인과 WS의 확인을 부탁합니다. 그것을 보는 방법은―-"

김르 재상은, 스테이터스 플레이트를 마치 터치 패널과 같은 느낌으로 조작하면서, 스테이터스에서 볼 수 있는 항목을 늘리는 순서를 설명해 주었다.
나는 흠칫거리며, 자신의 '이익 무기' 항목을 표시했다.

--이, 이젠 확인하는 게 무서워지는 레벨……
오! 있다! '창 계열'와 '목검'이 있었다!
다행이야………………근데 목검?


"저, 저기……목검은 검과 동일한 카테고리인 건가요?"

--아차, 무심코 묻고 말았다.
지금은 가능한 한 눈에 띄고 싶지 않았는데, 미스를 하고 말았다.


나는 불안한 나머지, 목검에 대한 정보를 김르에게 묻고 말았다. 그리고 그 김르는, 위압적인 눈매로 쳐다보더니만, 일단 질문에 대답은 해 주었다.

"목검은 목검이군요, 나무로 만들어진 것 한정입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은 '검'계열이나 '대검'계열이 될 겁니다"

--대답에 자비가 너무 없는데!
어째서 판타지 세계에 왔는데 고작 목검인 거냐고!
이거 분명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추가타를 넣듯이, 나머지 '용사'들에게서 기쁨과 자랑의 소리가 들려왔다.

"좋았으! 검/창/도끼/장/쌍검/고/궁 7종류나 취급할 수 있는 건가!"
"나는 그거 플러스 칼이 있어, 나의 승리구만"
"오? 나는 대검이 있는데, 이건 검과는 다른 건가?"
"나, 무기같은 건 서투른데에, 8종류나 있어봐야 곤란할 뿐인데엥~"
"어? 나는 '성검'이라는 것이 있어, 이건,"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성검소유가 나타난 겁니까! 이것은 훌륭하군요. 이후 제대로 체크하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공작님! 아직이에요, 전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길"

역대급의 고조를 보이는 어전. 하지만 나는―-

--어쩌지, 뭔가 나만 2종류 뿐인 데다가, 그나마도 하나는 목검이라니.
어라라? 이거 이상하잖아?
뭔가 나만 심각하게 이상한데 진짜로.


"다음은 MP와 SP의 확인을. 그리고 사용 가능한 마법과, 방금 전에도 말했던 WS《웨폰스킬》의 확인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용사님"

--망했다……전부 없었다.
MP 없다. 마법도 없다. SP도 없고, WS도 없었다…….


용사들은 모두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나 WS를 자랑하고 있었다.
나에겐 그 소리가 멀게 들렸다. 마치 시합에 달아오른 야구 스타디움을, 홀로 멀게 멀어진 도로에서 못박힌 채로 바라보는 듯한 감각이었다.

"--나머지는, 【고유 능력】이……인(認)……이나……아직 사용……재(灰)―-"

아직 스테이터스의 설명은 이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그것은 듣지 않으면 안 되는 내용일 터였지만, 지나친 쇼크 때문에 나의 머리엔 들어 오지 않았다.
스킬이 어쩌고 저쩌고. 반드시 중요한 설명이겠지.

나의 가슴은 물론, 갑작스런 사태에 쿵쾅대고 있었다.
그렇지만 두근대기도 하고 있었던 거다, 이세계에서 '용사'가 된다는 눈앞의 현실에. 하지만―-.

"--아……를 사용하여……각자의 것……을……확인……스테……트……듣고 있습니까?"

완전하게 정신이 나간 상태였던 나는, 결국 김르 재상에게 주의받아 버렸다.
기가 막혔다는 그의 표정을 덤으로.

"양손을 사용해 고리를 만들고, 그걸로 '상대를 들여다 본다'는 느낌으로 보아 주세요. 그것이 【감정】의 사용법입니다"

--응? 감정? 사용법?
상대를 들여다 본다고? 서……설마 상대의 스테이터스도 들여다 볼 수……있다는 말?


그 사실을 깨달은 내가 주위를 바라보자, 나머지 용사들은 양손의 집게 손가락과 엄지를 사용해서 고리를 만들고서는, 나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중 다수는, 나를 힐쭉거리면서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몇명은 어색한 느낌으로, 그리고 어떤 녀석은, 나를 가리키면서 비웃고 있었다.
몸을 'く' 글자처럼 굽히며, 때론 뒤로 젖히거나 하면서 웃어대고 있었다.

"뭐야 그 스테이터스! 초라한 데다가, 굉장한 의미로 차원이 다르구만!"

제일 키가 큰 용사의 남자가, 완전하게 바보취급 해 비웃으면서 말을 이어간다.
"너 꽝용사(ハズレ勇者)냐! 직업 【용샤(ゆうしゃ)】가 뭐냐? 촌스러 '진나이 요우이치'!"

이름 : 진나이 요우이치 / 직업 : 용샤(ゆうしゃ)
【힘의 강함】4 【민첩함】6 【몸의 단단함】5
【고유 능력】 가속(미개방)

나에겐 마법도, 무기《웨폰》스킬도 없었다. 감정 능력도 마찬가지.
어째선지 나만이, 하드 모드《용샤(ゆうしゃ)》였던 거다.



출처

http://ncode.syosetu.com/n2422cx/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