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들이 티미네스국으로 돌아온 지 3달째. 에이지들은 티미네스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던전에 들어가 공략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해가 떨어졌을 무렵, 에이지가 묵고 있는 방에 에이지와 그의 파티, 엘리가 모여 있었다.
"내, 내일은 엘리의 생일인가요?"
"네. 동시에 용사들의 피로도 겸하고 있으니, 에이지가 인사를 해줬으면 해요"
"인사, 인가요……"
지금까지 민중들에게 용사가 소환 됐다는 것은 전해졌지만, 아직 직접 얼굴을 대면하지는 않았다. 우선 강해진 뒤에 대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아직 정식으로 피로회는 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엘리는 급한 일이 있는 듯, 준비를 하러 돌아갔다. 에이지들은 주빈이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하여 오늘은 훈련도 쉬게 됐다.
"내일이 엘리 생일인데 엘리 본인이 바쁜 거야?"
근처에서 이야기를 듣던 하루미가 그렇게 내뱉었다. 이번 년도는 생일 파티도 진행하기는 하지만, 용사들의 피로회가 우선적이기 때문에 에이지는 마음이 괴로웠다.
"진짜면 지금 상황에서 생일 파티 같은 걸 할 수는 없지. 마인 이아가 근처에 나타났으니"
"생일을 축하 받을 수 없는 건 슬프지만, 소란이 커져서 마인을 불러들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이번엔 용사의 피로회가 겹쳐 있다고는 해도 적어도 축하 받을 수 있는 건 좋다고 생각해"
"……그렇지. 적어도, 우리들만이라도 성대하게 축하해주자"
"좋지! 딱딱하게 굴기도 싫으니까!!"
"좋은 생각이네"
"그렇네!"
내일 있을 생일 파티와 용사들의 피로회에선, 민중들은 대부분 피로회 쪽에 집중할 테니 엘리는 그닥 좋은 기분이 아닐 것이다. 나라의 존명이 걸려 있는 중대사니까 별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에이지는 자신들끼리 합심해서 엘리를 불러 일본식 생일 파티를 하려고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면, 준비가 필요하게 되네"
"케이크는…………안 팔았었지"
"만들 수밖에 없네. 지금 바로 만들고 하루미의 얼음 마법으로 보관해둘까?"
"그럼, 선물 같은 건?"
"선물도 준비 가능할 것 같은데. 돈도 어느 정도 받았으니"
4명이 엘리의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날이 샐 때까지 계속 됐다나 뭐라나.
다음 날, 용사들의 피로회가 시작되는 날이 됐다. 거리는 축제가 벌어진 듯 사람들이 빈 공간을 메웠으며, 그 안에는 이미 봤었던 사람들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뒤섞여 용사들에게 기대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에이지와 클래스메이트들은 문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모두의 피로회이긴 하지만, 용사역인 에이지가 인사를 할 뿐이고, 딱히 특별한 일을 시킬 생각은 없다. 그러니 안심해주게"
"알겠습니다. 그냥 조용히 걷기만 해도 되죠?"
"네. 뭐 시민들이 손을 흔들면 같이 손을 흔들어 주는 정도만 해줘도 됩니다"
로렉 국왕과 엘리 왕녀가 앞으로의 퍼레이드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 2명 이외에도 에이지들, 클래스메이트들과 키쿄우 선생님도 모두 지금까지 훈련에서, 실전에서도 빠지지 않고 여기까지 노력했다.
"사실 린네도 같이 있어줬으면 했지만, 여기에 없는 사람에 대해 말해도 어찌 할 수도 없으니"
린네의 모습은 없지만 피로회는 열 생각이다. 민중들을 한시라도 빨리 안심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티미네스국의 병사들도 있지만 만일 마왕의 간부가 공격한다면 막을 수 있으리란 자신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용사들을 소환한 것이다. 이 나라를 마왕에게서 지켜내기 위해………….
"모두! 오늘 이곳에 모여주어 기쁘다고 생각한다!"
우선, 로렉 국왕의 연설부터.
"시작됐네……"
로렉 국왕의 연설이 끝나면 에이지들이 문에서 나오고, 피로회가 시작된다. 에이지는 인사를 재차 머릿속에서 외우고 차례를 기다린다.
"엉? 뭐야. 긴장이라도 한 거냐?"
"케이지……"
말을 건 사람은, 불량 리더이자 동료를 아끼는 녀석, 타무라 케이지였다. 케이지가 긴장한 에이지를 보고 말을 건 것이다.
"그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인사라니, 힘들겠지――"
"에이땅, 주변에 있는 게 전부 채소라고 생각하면 편해~"
에이땅이란 에이지를 지칭하는 말이며, 케이지에 이어 말을 걸어온 것은 케이지의 파티 동료 노부키 유미와 토가미 사오이다.
클래스메이트 중에서는 케이지의 파티가 가장 레벨이 높다. 최근 3달간 에이지들은 평균 50까지 오른 반면, 케이지들은 평균 75이다. 특히 케이지는 레벨 81이며 클래스메이트 안에서 가장 레벨이 높다.
티미네스국에 있는 던전도 케이지의 파티는 지하 79층까지 간 덕에 레벨이 이렇게 오른 것이다.
"……그래. 호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편해질 것 같네"
"그래. 그러면 됐어. 용사로 선택됐다곤 해도 너도 우리랑 같은 인간이다"
"그래~. 아, 슬슬 연설 끝나나 보다"
사오가 말을 꺼내자마자 로렉 국왕의 연설이 끝나고,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눈앞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 길은 가득 메여 마치 사람들로 이루어진 줄이 뱀처럼 보였다.
(이렇게나, 사람이 많았구나……)
에이지는 티미네스국에 대해선 잘 모른다. 역사 공부도 하고는 있지만 나라의 본질이라는 것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르는 점도 있다. 지금까지는 강해지는 것만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나라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만 해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
모두가 앞에 나선 에이지를 보고, 용사라 불리는 자는 어떤 사람일 것인지,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으로 보거나, 기대하는 눈으로 보거나, 신뢰하지 않는 눈빛을 보내는 자도 있었다. 신뢰하지 않는 눈을 한 사람은 이 나라를 맡기는데 정말로 적합한지 믿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아무 공적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점이기는 하지만, 에이지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받은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좀처럼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에이지 공?"
"……스읍, 하아…….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에이지는 각오를 다졌다. 이전부터 싸우는 것에 각오를 다진 것도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마음을 고쳐잡고 소리를 확대 시키는 마도구를 받아, 마이크처럼 생긴 물건을 입에 댄다.
"……저희들은, 이 세계에 소환된 지 약 반 년 정도입니다"
소환된 뒤로부터 약 6달 정도가 지났다는 사실이 에이지에겐 너무나도 빠르게 느껴졌다.
"소환된 직후에는 아직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병사에게도 몇 번이나 지는 약한 존재였습니다"
훈련을 했을 때를 떠올린다. 병사와 진정한 의미로 싸울 수 있던 것은 린네 군 뿐이었었네……라고.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용사는, 용기가 있고 그에 걸맞은 힘을 가진 강한 존재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용사임과 동시에, 여러분과 똑같은 인간이기도 합니다"
이세계에서 온 자들은 모두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 소환된 사람의 대부분이 가호를 받았던 것도, 특별한 칭호인 『이세계인의 각성』도,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 할 혜택이다. 이 칭호는 소환자에게만 주어지며, 가호 또한 이렇게 흔한 것이 아닌, 이 세계에서는 극히 적은 수의 사람만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호는 있는 것만으로 인생의 큰 우회점이 되는 일도 있다.
"저는, 용사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인 에이지로서, 모두와 함께 평화를 쟁취하고 싶습니다!"
용사답지 않은 인사, 그러나 눈앞의 민중들은 확실하게 감동했다. 민중의 무리 속에서 작게 들리는 박수 소리, 이윽고 그것은 점점 커져 나라를 뒤덮을 정도의 크기가 되어 에이지에게 보내졌다.
단순히 '내가 마왕을 쓰러뜨릴테니 안심해라!'라는 무책임한 연설보다도, 지금의 에이지가 외친, 수치를 모두 버리고 모두와 함께 평화를 쟁취할 것이라는 쪽이 훨씬 더 믿기 쉬울 것이다.
"고맙네. 모두를 안심시켜 주어서……"
"아, 아뇨!"
로렉 국왕이 하는 감사인사에 놀란 에이지.
"음음, 꽤 하는데 이 자식"
"응, 반드시,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자"
"큭큭, 조금은 남자가 된 거 아냐?"
키이치, 아야, 하루미에게서도 칭찬이 날라온다. 지금부터 앞에 음악대를 세우고 퍼레이드를 시작하려고 하니…………
"사, 살려줘어어어어!!"
문에서 가까운 장소에, 1명의 모험가가 기진맥진 하면서도 큰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라고 경악의 소리를 흘리며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달려든다.
"더, 던전 앞에 마인이 나타났어!! 너무 강해서 도망쳐 온 거야!! 동료들을 도와줘!!"
"뭐시라?! 마인이 나타났다고?"
강한 마인이라 하니, 최근 서쪽의 땅에 나타난 마인 이아에 대한 것이 떠오른다.
"큭, 이런 때에……"
"우리들이 가게 해줘!"
"나도 가겠어!!"
"너희들……"
에이지와 케이지가 소리를 높이고, 차례차례 클래스메이트들도 자신도 가겠다며 화답해준다.
근처에 강한 마인이 나타났다면 곧장 나라의 최고 전력을 보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로렉 국왕은 즉시 판단했다.
"……에이지와 케이지, 그대들이 중심이 되어 동료 절반, 게일 대장이 인솔하는 병사들을 동반해 마인을 토벌해주게!"
"알았습니다!"
"맡겨 둬!"
소환자들을 반으로 나눈 이유는, 이곳의 방비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환자 중에서도 몇 명은 이곳에 남고 싶다고 말하기 때문에 이곳에 남기기로 했다. 다른 사람은 모두 자신만만 했기에 절반 정도는 보내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퍼레이드는 갑자기 중지되고, 던전에 나타난 마인을 토벌하게 됐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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